살며 사랑하며2008.12.17 23:33


아직도 어둠이 한참인데, 부스스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고 있자니
하루를 시작도 안했는데 '아~ 고단하다'는 마음이 먼저 불쓱 든다.]

컴컴한 계단을 휘청휘청 내려와
5:30.
첫차를 탔다.

아침잠이 많아 정규 출근 시간도 10시인 나에게 
'첫 차'란 그리 익숙한 단어가 아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Flexible Time제도를 도입하여,  
8-10시 중 자유롭게 출근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그래서 가끔 이른 시간에 출장을 가야 하는 경우,
차라리 밤을 샐까.. 싶은 고민을 진지하게 한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8시간짜리 웍샵을 진행했어야 하므로.
그래도 조금이나마 자야겠다 생각했던 게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그렇게 부스스하게 잠에서 덜 깬 몰골로 탄 지하철에는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우리 집이 시발역이기에 평소 사람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닌데도,
마치 출근시간을 방불케 하는 그런 번잡함이었다.

무거운 짐을 발치에 놓고 등받이에 기대어 잠든 아주머니,
물건들이 가득 들어있는 구르마를 끌며 하루의 장사를 준비하는 아저씨,
이 이른 시간에 어디를 가실까.. 궁금했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할머니..
아, 가끔 나보다 어릴 것으로 짐작되는 청년들도 있었다.

나의 일상생활에서는 사라진 이 시간 속에서
이미 당연하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었다.
(나 역시 오늘 하루만큼은 그들에게 '아~ 부지런한 아가씨로군!'라고 생각되었겠지? ㅋㅋ)


[그 이후..]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따끈한 오뎅 국물로 몸을 녹이고
영월로 가는 (또 다시) 첫 차에 올라타며
이미 승차해 있던 사람들을 (또 다시) 호기심에 어린 눈으로 살피다가
금새 숙면을 취했다. -0-

아... 긴 하루였다.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의 [懷疑]  (3) 2009.01.12
2009년 첫 출근.  (0) 2009.01.05
첫차를 타는 사람들  (0) 2008.12.17
생활습관 혼란기.  (1) 2008.11.29
Posted by 김소
일터 이야기2008.12.09 22:05

아.. 이번주... ㅠ_ㅠ
아쥬 다양한 경로를 타게 되었다.

ㅇ 화 : 강원 영월 방문.
          실상 가서 한 거는 별로 없는데 단지 '갔다왔다'는 이유만으로 하루가 후딱 감.
ㅇ 수 : 오전 일찍부터 서울에 있는 고객사와 회의하고,
          후다닥 경기 이천으로 가서 다시 회의하고 집에 오면 12시 될 듯;;
          (만일 조금 일찍 서울에 도착한다 하여도, 전체모임에 갈터이니.. 어차피 귀가가 늦는 건 마찬가지;)
ㅇ 목 : 일단 간다 목포로. 그리고 다시 간다 경주로. (1박)
ㅇ 금 : 경주에서 돌아와 저녁에는 글모임 집들이~

서울/경기/강원/전라/경상도를 한 큐에 해결하는구나;;;
(충청도랑 제주도가 빠졌네, 아쉽;;)

요새는 일정 맞추기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어렵다.
회의내용을 준비하는 것보다 일정을 조정하는 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 듯.

이번주 일정을 준비하며 또 하나 느낀 건...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편차가 매우 크다는 것!

예전에 부산 출장 다닐 때랑
지금의 목포 출장 다니는 것을 비교하면 확연히 다르다.
(부산은 20-30분 마다 KTX 다닌다. 그리고 2:50정도 걸리는 반면..
 목포는 거의 2시간 간격으로 KTX가 있다. 
 자칫 한 대를 놓치면 2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데다가 막차가 19:00. 소요시간은 3:20... 엄청난 차이다!)

그리고 이번에 원래는 경주에서 목포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세상에...
바로 가는 버스가 없고 광주를 들렀다 가야 한다는데
경주 -> 광주행 버스가 하루에 두 대 있더라 ㅡ_ㅡ;;
(이 무슨 첩첩산중도 아니고.. 버스가 하루 두 대라니;;; )

경로를 바꿔서 목포 -> 경주로 하였음에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

난.. 단지 출장을 가고자 했을 뿐인데..
교통편 하나에서부터도 '뭔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구나.

'일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국 순회 (공연도 아니고) 출장;;  (1) 2008.12.09
Posted by 김소
세상 바로보기2008.12.07 03:10

1. '현대생활백수' 남의 일이 아니다?

예전에 무슨 개그프로그램에서,
파란 츄리닝과 찍찍 끄는 쓰레빠, 헝클어진 새집머리로 대표되는
어느 한 백수의 고단한(?) 생활기가 웃음을 자아내며 인기를 끌었었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던가...
그 때는 웃었던 일들이
더이상 웃기지도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_-

굳이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거들먹거리지 않아도,
'청년실업률' 어쩌고.. 이해도 잘 안되는 통계수치를 거론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안다. 너무도 잘...


2. 년간 1천만원의 등록금. 학자금 대출의 덫

지금 한 학기 대학교 등록금 평균이 5백만원이란다.
(월급쟁이는 알거다. 1년에 1천만원 모으는 것이 어디 쉽던가..)
소 팔아 공부시킨다는 말, 옛 말이다.
싸디싼 미국 소가 판을 치는 이 마당에 또 소 값은 얼마나 떨어졌으려나...

게다가 이미 대학진학률이 89%라는데...
대학 나와도 취직하기 어려운 판에 대학 못 나오면 더욱 뻔한거 아닌가.. 싶은 생각에..
허리띠 졸라매고 졸라매 대학공부까지는 시키겠다는 분들이 우리 부모님들이시다.

그럼, 어떻게??
그래서 나온 것이 '학자금 대출'이다.
그리하여! 대학생들은 이미 졸업과 함께 수천만원의 빚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아니, 취업준비나 아르바이트로 휴학을 거듭하다 보니
채 졸업도 하기 전에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3. 눈높이가 높다고?

요새 청년들만큼 스펙 좋은 이들도 드물다.
토익에 어학연수에, 각종 수상경력에 자격증...

그러나 요새 청년들만큼 일자리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드물다.
2MB는 그러대.. 눈높이가 높다고...

뭐... 그럴 수도 있다.
내가 취업준비에 투자한 수많은 시간, 노력, 비용...을 생각했을 때
가능하면 '좋은 일자리'를 얻고 싶은 게 사실일거다. (그걸 뭐라할 수는 없는거 아닌가?)
그러나 그런 개인적인 이유 말고도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자.

첫 직장이 갖는 중요성. 사회생활 해 본 사람들은 대충 알거다.
일단 취업을 한 후 이직을 하려면, 이미 '경력직'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스펙도 중요하지만, '어디에서 어떤 일을 했는가'가 채용의 기준이 된다.
경력으로 인정받으려면 최소 1-2년은 머물러야 하는데 그만큼 신중해질 수 밖에 없는 것.. 나는 이해한다.
(게다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의 이직... 어디 쉬운가.)

2MB이 해야 할 일은
청년들의 눈높이를 탓할게 아니라...
대운하 공사해서 잠시잠깐 비정규직 일자리 늘리고 생색내는 게 아니라...

85%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300만개의 중소기업들이
건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유연화를 통한 비정규직 양산이 아닌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정규직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올 겨울 중 가장 추운 날이었다는 오늘,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청년실업100만, 우리는 일하고 싶다!'는 내용의 기자회견 + 퍼포먼스에 참가했다.
(경찰들이 플랭카드 뺏으려고 들어와서 결국 퍼포먼스는 못했지만 ㅠ_ㅠ)
빨간티셔츠의 손바닥 그림이 금연광고 속 "everybody Say No "2MB" 같구나.

▶ [동영상] 청년실업규탄 퍼포먼스에 경찰난입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11856340&q=%C3%BB%B3%E2%BD%C7%BE%F7
Posted by 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