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로보기2009.01.30 23:48

*
이건 뭐..
"대통령 귀에 경읽기"라고 프로그램명을 바꾸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

패널들의 질문이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못 들은 척.
모르는 척.
아닌 척.
딴 청.

상대방의 이야기는 들으려 않고
자기의 썰만을 죽- 풀어놓는 이런 자리를
어떻게 "대화"라 할 수 있겠는가.

대체 뭔 말을 하는가 지켜보자는 맘에
결국 끝까지 보기는 했다만...

깨달은 것은,
역시나 그 자는 뼛 속까지 'XXXX'로 가득차 있구나 하는 것. 

생각난 명언은,
멍청한 놈이 부지런한 게 제일 골치 아프다.

감동한 것은,
그래도 마지막까지 채널 안돌리고 지켜본 나의 인내심.

다짐한 것은,
도저히 말로는 안 통하겠구나.

...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
조국 교수의 마지막 말에 박수를 쳤다!!

이 말에 본인도 '섬.뜩.'했어야 하는데 말이다.
(뇌가 없어서 그 정도나 느꼈을지 모르겠다;)

Posted by 김소
세상 바로보기2009.01.23 01:54

*
화요일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영월로 출장 다녀오는 길.
늦은 오후, 신랑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별 일정 없어?"
"응~ 집에 바로 들어갈꺼야"
"사람이 죽었는데.... 일정이 없다고?"
"응???"

전혀 몰랐다.
귀를 의심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황급히 용산으로 향했다.
일행을 찾느라 앞만 바라보며 빼곡히 모여 있는 사람들 사이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
'잘그락'
유리 조각이 밟혔다.
곳곳에 나뒹구는 유리 파편과 아직도 흥건히 젖어있는 거리.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검게 그을린 건물.
참혹한 현장이 눈 앞에 있었다.

아..
눈물이 왈칵 났다.

시선을 반대쪽으로 돌렸다.
한 쪽에는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었다.
대로변이었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며 매번 오갔던 그 거리였다.
분명 수백번. 어쩌면 수천, 수만 번...
의미없이 눈길을 주었을 그 곳이었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계속되는 발언과 구호, 많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마치 무성영화처럼.


**
왜.. 그 곳까지 올라가게 되었을까.
왜.. 그 높고 외로운 곳에 스스로 고립을 택하였을까.
왜.. 용역깡패와 특공대들의 강경진압에 직면해서도 내려오지 못하였을까.

국밥을 만들고 통닭을 튀기던 손으로 익숙치도 않은 화염병을 만들며,
유일하게 지상과 통하는 옥상 철문이 다시는 열리지 않도록 용접을 하면서,
5층 건물 옥상 위에 더 높은 망루를 쌓으면서,
그들은 무섭지 않았을까.

천 명이 넘는 경찰과 특공대들이 건물을 에워쌀 때, 
물대포의 거센 물줄기를 몸뚱아리 하나로 받아낼 때,
좁은 옥상에서 밀리고 밀리다 건물 아래로 보이는 아찔한 풍경을 마주할 때,
솟아오르는 불길, 지상에서 만나리라 생각조차 못했을 아비규환 속에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살고 싶었을 것이다.

고층 아파트나 화려한 상가에서 한 몫 잡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지금처럼만.
아니. 적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만이라도
살 길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 그들의 요구였다. 

퇴직금 받아, 전세금 빼서, 빚을 내어.. 
어렵게 마련한 생존터다.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었던 것은.
옥상의 망루가 아니라
살고자 하는 그들의 절박함이었을 것이다.


***
연말정산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했다.
이번엔 그동안 낸 세금을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까.. 가늠해보다가
세금.에 생각이 미친다.

나라에 세금을 낸다.
왜?
국민이니까.
국가가 최소한 국민을 위해
뭐라도 해 줄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이번 참사에 목숨을 잃으신 분들도
당연하게 여기며 세금을 내셨겠지.
어려운 상황이 오면
국가가 도움을 주리라 생각했겠지.

Posted by 김소
살며 사랑하며2009.01.12 18:55


단어사전을 찾아봤다.
"회의감 [懷疑感] : 의심이 드는 느낌"

왜지 '의심'은 다른 사람을 향한 것만 같은데..
난 나를 대상으로 한 의심이 한가득인가 보다.

아무도 하고싶지 않은 자리를
아무렇게나 지키고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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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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